♣나의 글

구름위 명규네 집에서

유수기 2007. 1. 30. 12:10
구름위,명규네 집에서
번호 : 473   글쓴이 : 강유숙
조회 : 34   스크랩 : 0   날짜 : 2007.01.22 12:24

지난 토요일 저녁,

종수아버님의 조문을 마치고 차려진 음식에 술을 나누다가

새벽 첫차 타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찜질방 이라도 가자는 얘기가 나오고

명규네 구름위 집으로 가자고 의견이 일치 됐다,

산골짜기 외딴곳이라 몇명의 차를 나눠타고

우리일행이 먼저 박종선이의 차로 출발을 했다,

호암지를 지나 꼬불꼬불 산길로 접어들어 얼마를 가다보니

"발티마을" 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그걸 지나서 얼마를 더...

좁은 시멘트 도로를 따라 산길을 오르다 보니 두갈래 비포장 도로가 나온다,

전에 신랑이랑 한번 둘러봤다는 계선이 말에 길은 알지만

집주인 명규가 뒤에오는 탓에 거기서 기다리기로 했다,

 

차에서내려 하늘을 올려다 본순간.....와~~~~~~~

별이 쏱아진다.

싸늘한 밤공기 속에, 맑고 투명한 밤하늘위에,

보석처럼 밝게 빛나는 수많은 별들이 손에 잡힐듯 그렇게

정말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다,

이런 별빛을 본게 얼마만인가,

얼릴적 충주에서 13년을 살면서도 발티라는 지명이 있다는걸 몰랐다.

또 거기서 그많은 친구들이 산길을 걸어 학교에 다녔다는것 초차도...

기껏해야 남산, 범바우골 정도였는데 "발티"라는 예쁜 지명도, 또 구름위 라는 지명도

47년이란 세월이 흐른뒤에야 듣고 알게 되다니 ......

뒤늦게 친구들을 통해서 알게 되니 그래서 더 반갑고 좋은지도 모르겠다,

겨울밤 고요한 산속의 정적을 깨는 낮선이들의 웅성임에 저만치 인가에서 개가 짖어댄다,

죽은듯 조용하던 산속에 단잠을 깨우는 잠시의 소란이 있었고

저멀리 위를 향해 달려오는 자동차의 라이트 불빛이   

숲속의 실루엣을 희미하게 비추며 올라오고있다

그리곤 휭하니 우리들앞을 스쳐 비포장도로 비탈길을 올라가 버린다,

산길을 돌아 아스라히 차의 불빛이 멈춰서고 ...

그뒤를 따라 울퉁불퉁 산길을 더듬으며 친구들의 손을잡고 간다,

산꼭대기에 작은 집,

명규형제가 부모님들 일하시다 편히 쉬시라고  샌드위치 판넬로 만은 작은집

내부엔 씽크에 수도 시설도 되어있고 냉장고에 기본적인 필수품은 갖춰져 있다

사람이 늘 상주하는 곳이 아니라 얼마나 추운지...

전기 판넬이 달궈 질때까지 깔아놓은 이불위에 쪼그리고 앉아

주섬주섬 또 먹을 거리를 펼쳐 놓는다,

양승모 회장님과 영미는 잠시 내려갔다 온다고 나가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방바닦이 따뜻해져 온다.

소주한잔에 마른오징어에 번데기 통조림 ...

그리고, 겨울날씨에 수도는 얼어버렸고 ...

명규가 바가지를 들고 물을 뜨러 나갔다 온다

깜깜한 밤중 산골짜기에서 더듬거리며 떠온 물엔

나뭇잎 찌꺼기가 둥둥...그래도 서울 수돗물보다 낫다고 웃으며

전기 남비에 붇고 라면을 끓였다

그렇게 먹는 라면 또 언제 먹어볼수 있을까 모두들 맛나게 먹는다

추위에 얼었던 몸 한잔의 소주와 뜨거운 라면 국물로 녹이고 ...

내려갔던 친구들이 통닭이며 홍합이며 무뼈 닭발볶음 까지 또 잔뜩 사들고 올라왔다

얼마후 승구씨가.선물받은 양주까지 들고...

얼큰히 취한 김병수와 전승자의 걸진 입담속에 우리는 또 한바탕 웃고

건강상 술도 한잔 못하는 양승모 회장님, 그리고 영미 또 종선이,

늦은 시간까지 우리랑 함께 하느라 무척 지루했을텐데,

너무너무 고맙다,

한두사람씩 뒤에누워 잠에 떨어질 즈음 또 명규동생과 32회 후배들이 들어온다

그렇게 술자리는 이어지고 ......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곤한 잠에 빠져있는 명호와 병수 그리고 몇몇 후배들을 남겨두고

콜 택시가 왔다는 연락으로 모두 일어선다

방엔 온통 어질러져 있는데 치우지도 못하고... 남겨졌던 누군가가 치웠겠지?

연자와 승자는 택시에 오르고

계선이와 금선이 그리고 나 는 서울로 갈 계선이의 친구 차에 탔다

어수선한 가운데 변변히 인사도 못하고 헤여져서 아쉽지만

함께 웃으며 지낸 몇시간, 다른때 보다 좀더 많은얘기를 했음이 분명하니까...

술한잔 안하면서도 늦게까지 같이있어준 양승모 김영미 박종선 모두 너무 고맙다

언제 서울서 만날일 있으면 그보답 다 해주리라.

 

계선이의 친구 차를 타고오며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서울 도착이다,성내역,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려 계선이는 우리랑 반대방향

금선이랑 나랑는 같은곳으로 전철을 탔다

그런데 침침하던곳 에선 몰랐는데 전철의 밝은 불빛아래에 서니

어머나, 검은 코트 꼴이 말이 아니다,

희뿌옇게 온갖 잡티는 다 뭍어있고 눈은 벌겋게 충혈 되어있고

여자가 어디서 밤새고 이른아침 전철을 타고 가는지 남들이 다 알아 보겠다,

그런데 어쩌랴 할수없지뭐,

어디가서 노름하건 나쁜짖 하느라 그런게 아닌데 뭘...

나만 떳떳하면 되지..금선이랑 궁시렁 거리며 웃었다

세정거장가서 나는 내려서 7호선 또 갈아타고 금선이는 왕십리 가서 갈아탄다고

그렇게 금선이랑도 헤여져 집에 도착하니 아침 8시15분

잠에서 깨어있던 우리 웬수 하는말...

"얼마나 친한 친구라고 밤까지 새우고 와!" 한다,

할말 없음에, "충주에서 새벽차 타긴 처음이네", 라고 동문 서답하고

내 이불 속으로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감춘다,

 

 

선종수 아버님의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하루아침에

정신적 지주였던 가장을 잃은 종수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늘 몸이 아프던 종수의 힘이 되어 주셨다던 아버님을

예고도 없이 사고로 황망히 보내셨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그래도 또 남은 가족들이 버팀목이 되어줄테니 기운 차리고

또 열심히 살길 바랍니다,

힘내요, 선종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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