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내 생일
결혼생활 삼십여년 만에
처음으로 울집 대장님이 직접 사들고온 케잌.
마눌 생일 이라고 생전 뭘 사들고 오는 법이 없던 사람이
어제저녁엔 웬일로 케잌과 빵을 사들고 왔네요.
어머나~ 웬일이야? 했더니..
아들이 전화를 했더래요.
그럼 그렇지.....
그래도 참 오래살고 볼일 이네요.
누가 시킨다고 할사람이 아닌데
직접 케잌을 골라서 사들고 왔다는게 신기할따름 입니다,
다 늙게 철이 드는건지 아님
뭔가를 깨닳은 건지...
암튼 고맙다고 인사하고 형식적인 촛불 의식(?)도 하고
맛있게 한조각 먹었지요.
저녁밥 먹은후에 배부르다면서도 한조각 다먹은 울집 대장님
"케잌이 너무 달지도 않고 맛있네" 합니다
그러고는 현금으로 10만원을 주네요.
아들이 2 십만원을 주고...
얼른 받으며 "고마워" 하고는
이번 생일엔 미싱을 사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했더니
아들이 미싱은 뭐하게 합니다,
요즘 세탁소에 바지단 하나 줄이는 데도 얼마나 비싼지 아깝더라.
그리고 미싱이 있으면 일일이 세탁소 갈 필요 없고 얼마나 요긴한데 했더니
아들이."알았어 말일날 월급타면 사줄께" 하네요.
부라더미싱 봐둔게 있는데 3십9만5천원 짜리가 좋더라구요.
예전에 엄마가 쓰던 재봉틀 준게 있었는데 그건 자리 차지도 많이 하고
오래돼어 고장도 잦고해서 버렸거든요.
그땐 천 사다가 어설픈 솜씨로 냉장고 커버.전화기커버.
문갑 덮게. 선풍기 받침대 등등..
그래도 제법 이쁘게 만들어 집안에 치장도 하고 선물도 하곤 했었는데
다시 미싱이 생기면 동대문 나가서 천 사다가 또 이것저것 만들며
지루하지 않은 시간 지낼것 같아요.
예년 같으면 생일 보름 전후로 친구들 이랑 밥먹으러 다니느라
바빴는데 올해는 요렇게 조용히 알찬 선물을 챙기며 지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