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은식이네 농장에서..

유수기 2013. 4. 16. 11:06

바람은 좀 불어도 따스한 봄날.

포천에 있는 은식이네 농장으로 봄나물을 케러 갔어요.

나물이 있음 좋고 없어도 그냥 바람쐬러 간다 생각하고 갔지만

도착해보니 온 천지가 온갗 나물들...

돌나물.돌미나리.냉이.씀바귀.쑥.달래.망초 등등...

우리들이 열심히 나물을 케고 있는동안 은식이는 부지런히 밥을하고

밭에 있는 부추를 뜯어다 겉절이를 무치고 된장찌게를 끓이고

장작불을 피우고 철판을 달궈서 고기를 굽고 밥먹으라고 부릅니다,

삽겹살과.돼지껍데기.소고기.그리고 은식이가 지난 가을에 직접 수확한 호박 고구마....

잘 달궈진 철판위에 올려 노릇하게 구워서...맛있게 먹었지요.

열심히 고기를 굽고 계시는 영옥이 서방님.

즉석에서 차려진 부추 겉절이와,된장찌게.. 정말 맛이 죽여 줬다는...

후식으로 과일 한쪽씩 먹기 바쁘게 일찍 가야한다는 영옥이네 먼저 보내고

뒷설거지 해치우고 나는 쑥이나 조금더 띁자고 칼들고 나서고

은식이는 비닐하우스에 물도주고 대파 씨도 뿌리고....

배가 부르니 쪼그려 앉아 나물케기도 힘들어 그만해야 겠다고 일어서지만

여기저기 눈앞에 보이는 씀바귀들...

그만 미련을 버리자.욕심 부리지말고 뒀다 다음에 와서 또 해먹지뭐.ㅋㅋ

테이블에 앉아서 은은한 구절초꽃차 한잔 더 내려 마시고

집으로 오는길에 양계농장들려 싱싱한계란도 싸게 두판씩(특란 한판에 4500원) 사고..

닭이 알을 낳으면 곧바로 컨베어밸트로 계란 집하장으로 옮겨져

크기별로 선별하고 포장하고...최신시설이 갖춰진 깨끗한 양계장 구경도 했지요.

편안하게 은식이가 울집 앞까지 태워다 줬는데도 고것두 일이라고 얼마나 피곤하던지..

도착하자말자 곧바로 옷만 갈아입고 마루에 커다란 비닐 깔아놓고

나물들 쏱아서 다듬고 씻고...물기빼서 냉장고로 슝~~~

깨끗한 나물들을 보니 마음이 뿌듯 합니다,

은식이네 황토찜질방에 홀려서 꼭다시 와서 자고가야 겠다고 다짐하던 영옥이.

다음 언제 좋은날 시간 만들어 1박2일을 해야할것 같아요.

닭 다사가 마당에 불피우고 백숙도 만들어 먹고

철판에 고기를 구워도 좋고.지천에 푸성귀 나물들이니 채소걱정은 안해도 되겠어요.

유월 마늘쫑도 뽑고 보리수 빨갛게 익을때도 좋겠고...

아님 좀더이른 5월 어느날 산나물 뜯으러 와도 좋겠죠.

마당 의자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산새소리 들으며 마시는 차한잔도 너무 좋았던 하루 였습니다,

이미 늦은줄 알았던 냉이.그런데 아직 꽃도 안피고 지천으로 널려있어 잠깐동안 꽤많이 켔어요.

아직은 좀 작아서 양지쪽 그중 좀 컸다싶은 녀석들로... 쑥버무리 한번정도 해먹을 양은 되네요.

씀바귀.고들빼기.민들래.쐬똥나물(왕고들빼기)등..요맘땐 뿌리가 굵어도 쓴맛이 덜해서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치면 새콤달콤 쌉싸름 입맛 돋구지요.

은식이네 밭에서 케준 달래...

달래장 해서 밥도 비벼먹고 김도 싸먹고 된장찌게에도 넣고...

향기로운 봄나물에 마음도 한가득 봄을 채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