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9시30분 청량리 대합실.
늦은 시간이지만 대합실안은 밤기차를 탈사람들로 북적인다.
여행사 직원이 나타나고. 예약한 여행 일정표를 나눠받고 시간이되어서
기차에 올랐다.
우리가 소속되어있는 여행사 일행들은 대부분 우리 또래 또는 조금더 나이 드신분들이 많았다.
각자 지정된 좌석에 자리잡고 앉아 들뜬 마음으로 기차가 움직이길 기다린다
열시 조금지나고 기차는 청량리역을 벗어났다.
서울을 벗어나자 각자 준비해간 먹을거리를 꺼내놓고 .....
언니는 매생이 부침. 나는 홍어전과 김치부침그리고 오이 당근 고추장.
큰올케는과일. 언니가 큰물통에다 오이를 썰어넣고 소주를 부어서 가져왔다
다들 간단히 저녁은 먹고 왔지만 들뜬기분에 술맛에 부침 안주가 기막히게 맛있다
주거니받거니 열심히 떠들며 먹다보니 옆좌석에 아줌마들이 오이를 얻으러 왔다
그분들은 마른오징어에 귤 을 가지고 소주를 마시는데 우리것을 보니 먹고싶었나보다
우린 다섯명이 소주세병을 가져갔는데 어짜피 안주가 많이 남을듯해서 도시락 뚜껑에다 부침과 오이당근을 덜어서 주니 고맙다고 소주한병을 또 주신다.
다들 여행가는 좋은기분에 인심들도 덩달아 후해진다
술기운에 흥이오른 아줌마들 처음만난 사람들이지만 같이어우러져 손벽치며 노래부르고 노래끝나면 앵콜 해주고 .
뒷좌석 쪽에선 가족동반온 사람들이 아이들 따로 여자들따로 남자들은 넷이 마주앉아 고스톱치느라 아우성이고......
어느덧 원주를 지나 제천을지나 어딘지 알수없는 산골짜기를 달린다
정동진 도착 예정은 새벽4시40분 세시간정도 더 가야한다
시간이흐르자 하나둘 창에기대어 잠자는 사람들이 있고 우리도 다음 일정을위해 잠깐 눈좀 붙이기로했다.
아직은 깜깜한 새벽 동해를 지나 정동진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려 여행사 직원의 안내에 따라 식당으로 들어가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한다
워낙 이른시간이라 입맛도없고 해장국 3인분 시켜서 다섯이 나눠먹었다
아직 해가 뜨려면 세시간은 더있어야 한다고 한다
넓은 식당방에 대충들 누워 자리를 잡는데 기차에서 맥주마시며 고스톱 치던 아저씨들 해장술에 소주가 또 몇병이다
가족동반으로와서 저렇게 술에 찌들면 하루종일 여행은 어떻게 할지 걱정스럽다.
누워있어도 시끄러워 잠도 않오고 우리 일행끼리 식당을 나와서 바닷가로 갔다.
바닷가엔 여기저기 드럼통에 모닥불을 피워 놓았고 젊은 사람들은 폭죽을 하늘로 쏘아대며 즐기고 있다
시간이흐를수록 기차에서 쏱아지는 인파들
추위에 모닥불가엔 비집고 들어설 틈도없다
정동진 백사장엔 사람들로 넘쳐나고 다들 목빼고 이제나저제나 동쪽하늘만 바라보는데 어스름 밝아오는 하늘 그러나 좀처럼 해는 떠오르질 않는다
얼마나 추위에 떨며 눈빠지게 기다렸나.검은 구름위로 붉은 빛이 비춰진다
모두들 웅성거리며 또 십여분. 드디어 구름위로 붉은 해가 얼굴을 내민다
모두들 카메라와 디카폰으로 사진찍기 바쁘고.....
떠오르는 태양을 향한 환희에 찬 함성도 잠깐 다음일정을위해 그자리를 벗어나느라
다들 아우성이다.역앞 광장으로 나가기위해 동시에 계단으로 인파가 몰려 걷는게 아니고 저절로 밀려서 밖으로 나왔다
대기하고 있는 관광버스로 묵호에 잠깐들리고 삼척 추암해수욕장으로갔다
거기서 주어진시간 30분 언니 올케들이랑 부지런히 뛰어서 남들보다 빨리
촛대바위 있는곳으로가서 사진도찍고 다양한 바위들 모양도 감상하고 ...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 태백산 에......
주차장에 버스를 주차하고 식당을 안내한다 .
우리는 버섯 전골을 시켜놓고 동동주 하나와 도토리묵을 시켰다.
동시에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주문한 음식은 늦어지고
새벽에 해장국 조금씩먹어서 다들 배고픈판에 동동주한잔과 도토리묵이 꽤나 맛있게 먹는다
버섯전골도 맛나게 먹고 여기서 주어진 3시간 즐겁게 구경하자고 밖으로나왔다
석탄박물관 가는길에 얼음 조형물 앞에서 한컷씩찍고 ...
석탄박물관이라 해서 별볼것 없을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볼거리가 참많다.
화석과 여러가지 광물들 탄광의 모형들 등등.......
다음주부터 눈꽃축제라는데 눈도안와서 산에도 눈이 별로없었다
눈조각 공원 만드느라 그래도 어디서 눈을 퍼다가 틀을 잡고 있다
눈썰매장. 얼음썰매장 .개썰매장 . 관광객을 끌기위해 만들어놓았지만 옹색하기가
말할수없다.
그래도 볼것 다 보고 시간이 남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국화빵 파는곳이 보였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일곱개에 이천원 이란다.
포장마차먹거리촌이 있길래 들어가서 오징어 순대랑 어묵 한그릇 동동주 하나를 시켰는데 오징어 순대는 오래됐는지 퍽퍽하고 맛이 없었다
나올때 계산을했는데 기가막혀....어묵이 만원 오징어 순대가 만오천원이란다.
맛도 디게 없는데 바가지 가격이다.
두고두고 억울하고 찝찝하고 다시는 그런 집 얼씬도 말아야지.....
기분좋게 잘보고 먹고 했는데 그런집 때문에 태백 이미지가 흐려진다
암튼 오후세시 약속대로 버스에 다시오르고 태백 역으로......
기차는 4시20분 아직 한시간 남았는데 기차역에서 커피한잔씩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눈이 소복소복 쌓여있어야할 산과 들엔 희끗희끗 잔설만이 보일뿐.계곡에도 가물어서 물이 별로 없다
어스름 어두워지는 산속길을 따라 기차는 달리고 작은올케들이 싸간 삻은계란과 과자로 저녁식사 대신 속을 채운다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수다도 지쳐갈즈음 기차는 서울로 들어서고 내릴준비로 다시
기차안은 분주해 진다
다들 피로에 얼굴들은 꽤재재 몸은 천근 만근.
하루 집비운사이 집은 또 얼마나 엉망일까?
내일 출근해야하는 큰올케 막내올케 힘들거 생각하니 안스럽기도하고 ...
우리 다섯 여자들 처음으로 우리끼리 다녀온 여행이 시누이 올케간에 더 화목한 우애를 돈독히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또 다음 여행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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