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세월
유수기
2010. 5. 13. 10:18
세월 - 金鳳姬
세월은
염치없이 흘러 갈 것이다.
대출이자 처럼
감당키 어려웠던 시간들은
내게 곧,
연체이자와 같은
책임을 물을 것이다.
뻔뻔하게
살아 있기 위해
사랑이 필요했던 적이 있었다.
질척거리는 세상에서
나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나를 지켜 줄 사람이 필요해!
그러나
나를 지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월은
또 멀쩡하게 흘러 갈 것이다
망가진 건 나 혼자였다.
망가진 건 나혼자 뿐이었다.
내가 살아 온 방식이
점점 더
허접스러워진다.
모든 전원을 끄고
산맥처럼 길게 누워 잠들고 싶다.
이 오뉴월 현기증 이는 벌건 대낮에.
나의 에덴으로 돌아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