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정선 5일장 여행을 하고...

유수기 2009. 10. 28. 18:36

어제 이른새벽 처서가 지나면 모기입도 삐뚤어 진다는 옛말도 있는데

요즘 모기들은 입에 철갑을 씌웠는지 제법 쌀쌀한 요즘에도

아까운 내피를 먹겠다고 앵앵거리며 달려들어 단잠을 깨운다,

정선 5일장 여행을 나서야 하기에 일찍 일어나기는 해야 겠지만

3시는 좀 이르지 싶다,

불을 켜고 모기 잡는다고 돌아 다니다 조금이라도 더 누워있자 싶어

다시 불을 끄고 이불속으로 몸을 뉜다

핸폰에 알람을 4시30분으로 맞춰놓고 억지잠을 청해보지만 ...

뒤척이다보니 알람소리가 들린다,

부지런히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주방으로 가서 아침 식사준비..

울집 두남자들 아침밥을 챙겨 먹이는 틈틈이 나도 채비를 한다

혹시 추울지 모르니 조금 두꺼운 등산 점퍼로...

그리고 모자는 쓸까?말까? 그냥 배낭에 넣고가자, 바람이 많이불면 쓰게...

언니랑 나눠먹을 귤 몇개,단감 두개,그리고 우유두개,

커피는 언니가 가져온다고 했고...

울집 남자들 출근 서둘러 시켜놓고 뒤이어 나도 집을 한번 둘러보고,

전철역으로...서울역을 향해서 고고씽~~~

부평사는 언니가 먼저와서 여행 티켓을 받아놨다,

시간마춰서 기차에 오르니 서너명 대여섯명씩 왁짜지껄 아줌마들의 수다가 쏟아진다,

5호칸 딱 중간쯤 인가?

우린 둘이라 소곤소곤 이야기 하는데 다른사람들은 일행이 많으니

수다떠는 소리가 여간 시끄럽지가 않네...에그~~~

서울역 출발,청량리 들려서 여행객을 또태우고 안개 자욱한 남양주 양평 을 지난다,

어스름 해도뜨고 안개도 점차 사라져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오니

멋드러진 단풍은 아니래도 을긋불긋 한 경치를 보고 중년의 소녀들은 감탄사를 연발 한다,

내가볼땐 별루인데 저리 좋을까? 싶다,

하긴 집만 벗어나면 무조건 다좋은 중년의 소녀들 아닌가...

그렇게 원주를 지나 제천도 지나 점점 강원도의 골짜기로 접어드나보다,

잠간씩 스쳐 지나가는 강엔 가을 가뭄에 물이 그리 많지않고

단풍도 온통 참나무 갈잎 으로 그리 곱지는 않다,

어쩌다 색진한 단풍나무가 보이면 정말로 어찌나 이쁘던지 기차 창을 열고 나가고 싶을 만큼..ㅎㅎ

드디어 12시가 조금 넘어 정선역에 도착하고 여행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화암약수 갈 일행들,레일바이크 타러갈 일행들,그리고 자유여행할 일행들로 세팀으로 나눠진다,

자유여행팀 만 빼고 두팀은 대기중인 관광버스로  이동,

자유여행팀은 걷든 대중교통을 이용하든 정선시장 으로 가면 된다,

우린 약 15분 걸린다는 가이드의 안내에따라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그런데 15분쯤 걸릴거라던 거리는 버스를 타자마자 얼마 않가서 시장이란다,

참나...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걸을걸..시간도 많은데 괜히 차비만 2천원 썼구나 싶다,

미리 전화드렸던 아리아리건강나라 에 먼저들려 정선 여행 코스며 식사 할만한 곳을 먼저 체크 하기로 했다,

건강나라에 들어서니 인상도 선해 보이시는 동강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네요,

따끈한 머루원액차 한잔씩을 마시며 점심먹을 식당도 안내받고 여행지도 대충 머리에 입력했다,

동강님이 일러주신 식당으로 들어가 정선에 먹거리 곤드레나물밥과 콧등치기국수를 시켰다,

작년에 갔을때 정신없이 주문만 수없이 받고 음식이 별로 였던걸 생각하며 혹시 여기도 그럴까?걱정...

그러나 나온 몇가지 반찬도 깔끔하고 맛깔지고 괜찮았다ㅣ

정돈해놓고 먹기전에 먼저 사진 몇장...

곤드레밥 6천원,국수5천원...만천원,점심은 언니가 계산하고...

본격적으로 시장구경을 나섰다,그런데 느낌이 작년 왔을때보다  상인들이 좀 거칠어 졌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막무가내인 관광객들 탓도 있겠지,자기 물건 아니라고 함부로 들었다 놨다,

사지도 않으면서 시식코너 음식을 싹쓰리로 먹고...

이런점들이 관광객들이 지켜야할 매너인걸 새삼 마음에 새겨본다,

나부터 상대를 존중해주고 귀하게 대해줄때 상대도 나를 귀하게 존중해 준다는 걸 다들 알면서도 왜그렇게 실천이 않되는지... 

찐고추 말림과 쥐눈이콩,찰옥수수 거피한거,곤드레와 취나물,도토리묵말랭이.메밀가루 등등...

어느새 배낭이 한가득 무거워진다,

곰취장아찌가 맛있길래 그것도 한통...

아라리 공연을 하는곳에서 잠시 사진도 찍고 공연도 보고..예전에 정말 시골스럽던 난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이 넘치는 곳은 역시 장터가 제일인거 같다,

살것도 다 사고 더이상 볼거리도 없는거 같아 아라리촌으로 구경갈까 했는데

기차 타고오며 잠시 스쳐 봤지만 별로 볼거리가 없을듯 그리고 걷기에도 무리일듯 싶어 그냥 장터에서 좀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동강님이 챙겨주신 약재를 가지러 건강나라에 다시들려 배낭을 재정비하고 동강님이 주신 약재와 나물을 들고

잠시지만 동강님과의 반가운 만남을 아쉬운인사로 마무리 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정선강 다리를 걸어서 무작정 기차역 쪽으로...

강을 내려다보니 얼마나 맑고 깨끗하던지,옥빛나는 물속에 엄청큰 물고기들이 노는 모양이 보인다,

한참을 그렇게 구경하며 강가 쪽으로 길을잡아 마을 구경도 하며 어느새 정선역에 도착,

시간은 아직도 두시간 남았고 갈곳도 없다

하루의 짦은 여행길 이지만 참 아쉽게 느낀건 그래도 자유여행객이 꽤 되는데

장터왜엔 가까운 곳에서 더 시간을 갖고 즐길거리가 없다는거다,

기차로 오는 여행객도 관광버스로 오는 여행객도 제법 많은데 뭔가 볼거리 즐길거리를 좀더 개발했음 하는 마음이였다,

남은 두시간 별수없이 역앞에 허름한 주막에서 메밀배추전과 막걸리 한병으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두할머니의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지나는 행인들에게 감자부치게 먹구가유~ 또는 싸가서 기차에서 먹으면서 가유~ 하신다,

정선시장보다 가격도 절반 메밀전병 메밀배추전이 5백원씩이다,감자부침도 한장에 천원..

우린 그것도 모르고 시장에서 만팔천원 어치를 몇게 않되게 사왔는데...

암튼 그렇게 먹은게 "오천원" 얼만나 싼가,

잘먹었다고 인사를 하고 나와 역 옆에있는 작은 공원에서 단풍나무 사진도 찍고 산수유 열매도 주워담고...

어느새 뉘엿뉘엿 해도 져물어가고 기차시간이 다되어 가니 각각 흩어져있던 여행객들이 다시 모여 든다,

갈때탓던 그자리에 다시 찾아앉으니 피로가 몰려온다,

옆줄 여인네들은 갈때도 별별걸 무섭게 먹어대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또 메밀 부침개를 엄청 먹는다,

언니랑 나랑은 참 여자들 대단해,저렇게 온종일 먹어대는데 속이 괜찮을까 수근 거리며 웃었다,

우린 그나마 몇개 챙겨온 과일도 반도 못먹었는데...

어두워진 산길을 따라 달려라 달려 작년에 우리 탓던 은하철도는  다시또 우리를 컴백홈 시키기위해 열심히 달려줬다,

언니가 하는말 "기관사 마누라가 빨리오라 했나봐, 엄청 빨리 달리네"한다,ㅋㅋㅋ

어두운 밤이니 기차가 빨리달리는 것 처럼 느껴 졌다,

그래도 다시 다섯시간을 꼬박달려서 불빛 휘황한 서울로 입성...

녹초가되어 무거운 배낭을 메고 집에 들어서니 11시35분,

왠일로 까칠 서방님이 현관문 여는 소리에 나와본다,

 

오늘아침엔 정말 늦잠좀 자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그럴수도 없고

부시시 일어나 서방님 밥챙겨서 출근시키고 아들 출근 준비하는거 보고 공원으로 운동을 갔다.

넘힘들어 기구운동은 생략하고 걷기만 50분 하고 들어와  누워 있자니

오늘 집앞 진로마트 오픈 행사있는날 이다,

몇가지 살것 적어서 시간마춰 가보니 으미~~~ 입장줄이 수십미터...

줄서서 기다리다 필요한거 사고 사은품으로 주는 다용도 대형바구니를 받아서 집에오니 거기서도 거의 두시간...

오늘은 서방님 모임있는날 이라서 저녁할 걱정도 없는데 느긋하니 게으름좀 피워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