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즐거운 이틀을 | |
번호 : 577 글쓴이 : 강유숙 |
조회 : 16 스크랩 : 0 날짜 : 2007.04.23 14:19 |
![]() ![]() 봄꽃이 흐드러지게 만발한, 그야말로 꽃날에 기다리던 그날은 오고... 토요일 일찍 발걸음도 가볍게 마치 소풍이라도 가는듯 집을 나서며 뒷꼭지가 조금은 땡겼다, 왜냐면 시댁 집안 결혼식이 있는데 친구네 결혼식에 간다고 투덜거리던 울집 대장님 때문에... 내가 느그덜집 노예로 팔려왔냐?이제 좀 나도 나하고싶은것좀 하며 살아보자, 이십여년을 종살이를 했음 이제 좀 자유를 줘도 되지 않냐? 흥!! 겉으로 못하는욕 속으로 대차게 내질러 놓고 보무도 당당히 집을나섰다 강동역에서 계선이랑 명규 만나고 해숙이네 들려서 충주로 출발~~~ 먼산에 녹음이 푸르러지고 산벚꽃이 듬성듬성 마치 수채화 같은 풍경을 보며 정다운 수다와 이런저런 웃음으로 고속도로에 들어선다 다행이 도로는 뻥 뚫려 있고 혹시 행락철이라 도로가 막힐까 걱정했는데 충주까지 막힘없이 잘 달려왔다 여기저기 복사꽃이 온통 분홍빛으로 만발해 있고, 고향의봄 이란 동요가 딱 어울리는 꽃대궐같은 내고향 충주,
11시반 종예네 결혼식장에 도착..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둘 보인다 하객이 없을거라 노심초사 하던 종예의걱정을 달래주듯 시간이 되니 하객들은 속속 들어오고 곱게 한복단장을 한 종예가 그래도 사돈들이 있다고 내숭을 떨며 살짝 손흔들어 반가운인사를 한다, 27세에 혼자되어 두딸을 이쁘게 키워 시집을 보내니 얼마나 뿌듯하고 가슴 벅찰까? 언제나 씩씩하고 명랑해보여 좋았는데 그뒤에 감춰진 아픔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어짜피 혼주는 일일이 하객 인사하기 바쁘니 일찍 빠져주자고 . 충주친구들과 봉고 두대로 수안보로 갔다 20일부터 사흘간 온천제를 지낸단다, 온천제 라지만 농사일 바빠지기전에 군민들을위한 잔치려니... 여기저기 마을단위로 모여 윷놀이대회가 한참이다 잔치집에 먹거리가 우선 ... 천막을쳐놓고 자리를 마련한 곳에 자리잡고 앉아, 멍게,낙지,키조개,등 해산물과 해물전 에 소주와 맥주가 더해지고 무슨 할얘기가 그리많은지 친구들의 수다는 화수분이다. 기분좋게 술기운도 돌고.. 충주에서 닭갈비 집하는 명희네로 자리이동, 닭갈비에 또 주류가 반입되고 부어라 마셔라, 건배!!!!! 얼큰히 기분좋게 취한 종예가 친구들한테 인사한다고 찿아왔다,멀리서 와준친구들 정말 고맙다고... 명희네서 먹은걸 모두 계산하고 간다, 그렇게 않해도 되는데..암튼 잘먹었고 이런것이 친구간에 정 아닌가... 그렇게 한낮의 덥던 기온도 조금 내려가고 저녁도 깊어져 밤이라는 시간 , 우리가 갈곳은 당연히 노래방 ,에구! 노래방 안생겼음 어떻게 시간 보냈을까? 요즘은 음주뒤엔 필히 가무가 연결되야 하루가 끝난다니까...그치? 노래방에서도 주거니받거니 술과 노래가 이어지고 손에손잡고 또, 어깨동무하고... 그렇게 흐르는 시간이 아쉬웠지만 내일 또 큰 행사가 있으니 이젠 쉬어야 할 시간들... 충주 친구들은 각자의 집으로 우리들은 명규네 구리미로 향했다 충주친구 김영철이가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아침에 먹을 라면까지 한보따리 또 챙겨준다 에구에구, 이웬수를 어떻게 다 갚나, 그려 언젠가는 재경에서 거하게 보답을 해야겠지?
좁은 승용차엔 일곱명이 껴서 타고, 명규의 음주운전과 가로등도없는 좁은 산길에 덜컹거리며 무사히 구리미 도착... 빗방울이 오락가락 구름이 잔뜩 내려앉은 하늘엔 지난번에 보던 맑고 아름답던 별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저 깜깜한 암흑의 세계만이있을 뿐이였다, 방에 불켜고 영철이가 사준 짐들을 또 펼쳐놓는다, 대단하다, 낮 열두시 부터 지금까지...많이는 아니더라도 줄기차게 술을 입에 대고 지냈는데 아직도 정신들이 말짱한걸보니 아직 젊어서 그런건지 아님 술과 워낙에 친해서 그런건지... 밖엔 한줄기 비가 쏱아지고 나니 소쩍새 우는 소리가 들린다, 고요한 어둠속에 소쩍새 소리와 우리들의 한없는 웃음 소리만 정적을 흔든다, 이젠 잡담도 지쳐갈 즈음 하나둘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어스름 이른새벽 창문을 여니 폐부로 파고드는 싸한 산골의 신선한 공기가 너무 좋다, 숲속엔 이름모를 새들의 명랑한 지저귐, 비올까 걱정 했는데 날씨는 맑을것 같아 안심이고 산속이라 그런지 날씨는 제법 쌀쌀 하다, 일찍 라면 꿇여서 속 달래고 명규,광년이, 계선이는 산으로, 연자와 나, 명호는 나물을 뜯고 해숙이는 집 청소한다고 다부수는 소리가 난다, 민들래가 새파랗게 지천으로 널려있어 나는 열심히 칼로 잘라다 주고 연자는 다듬고 명호는 봉지 들고 다니고... 뜯은 나물을 씻어담고 두릅은 커피포트에 물끓여 데치고...
내려오는길에 연자네 고향쪽으로 한바퀴 돌아 내려오며 옛날 얘기들을 하는데 나는 그런곳이 있었는지도 몰랐던 사람이라,참 생소하게 들렸다, 잠시 이방인 처럼... 전날 과음한 탓 인지 쓰리고 아픈 속때문에 나 먼저 학교로 오고 친구들은 해장국 먹고 온다고 갔다 아침일찍 낭군님을 대동하고 온 육반상순이가 반긴다 어제는 그렇게 덥던 날씨가 오늘은 왜이리 추운지... 울 텐트로 찿아가니 우종이랑 영미가 준비하느라 바쁘다, 충주에 행사 있을때마다 늘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그네들을 보면 미안하고 감사한 생각이든다, 그렇게 고생하는이가 있어 우리들이 즐거울수 있으니 어찌 아니 고마울까, 보이게 안보이게 도와주고 격려해주고 나이들어 그렇게 우정도 두터워지고... 열시가 넘은 시간, 아직도 운동장은 썰렁하고 만국기만 파란하늘에 출렁거린다 행사가 시작되고 식순에 따라 교가까지 모두 부르고 나서 식이 끝났다 참석인원도 점차 많아지고 어느새 운동장엔 시합이 한창.. 올핸 작년보다 게임이 축소되것 같다 장년부에 송구, 청년부에 배구 족구 그리고 이어달리기... 족구 배구 모두 지고, 달리기에선 넘어지고 바톤 떨어뜨리고 하는 열세도 아랑곳안고 당당히 역전의 우승을... 어째 작년다르고 올해 다르다, 이젠 장년부에 들어가는거 아니냐는 농담을하면서 열심히 경기를 치룬 친구들에게 열열한 박수를 보낸다 이기면 기분이야 좋지만 무슨 큰 뜻은 없으니 이렇게 한마음으로 잠시 젊음을 만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 그래도 청년부 3등 이란다 밑에 만은 후배들을 제치고 종합3등이면 잘한거지뭐 그렇지? 삼겹살 구이에 돌미나리 민들래잎 상추 깻잎을 싸서 먹으며 옆에 일년후배들 한테 부침개도 얻어다 먹고, 어느 푸짐한 상차림 보다더 정이넘치는, 이런 모임에 못온 친구들이 얼마나 아쉬운지...
저녁은 선희네 가게에 마련했다고 먹고가라는 충주친구들의 고마운 베려에도 어쩔수없이 길막힐까 염려되어 일찍 출발을 했다 다행히 길은 많이 막히진 않았고 고마운 명규가 또 강동역까지 태워다주고 간다 전철을타려니 지친 몸에 발걸음이 힘겹다, 그렇게 전철을 갈아타고 또갈아타고...
집에 도착한시간 오후7시20분...괜시리 미안한 마음에 잔치에 잘다녀왔냐고 물으니 대답도 않한다, 대답하기 싫음 말래지, 그런다고 누가 겁내냐? 또 속으로 한마디 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참외랑 토마토가 고스란히 그냥있다, 와! 돈벌었네, 토요일 아침일찍 서둘러 나가느라 안깍아 놓고 그냥 갔더니 식사후에 꼭먹는 과일이 손도 않대고 있는거다 그래봐야 자기네 들만 손해지뭐, 흥! 옷갈아입고 씻고 노곤한몸 이불속에 묻으니 으미 편한고...
그렇게 나의 봄나들이 고향여행은 스트레스 확 충주에다 날려버리고 왔다, 너무 웃어서 주름살 많이 생긴건 아닌지 그것이 걱정일뿐... 친구들아! 만나서 반가웠고 또하나의 즐거운 추억을 가슴가득 않고 왔다, 다시 만날때까지 모두들 건강히 잘지내길 바래...
행사 있을때마다 늘 고생하시는 충주 운영진님들 고맙고 감사하고 그마음 잊지 않을께,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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