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에...1시20분 인가?
울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사는 친구가 전화를 했어요,
먼저 추석 잘지냈냐? 라고 안부를 묻더니.
느닷없이 "사랑해!"라고 하네요,
요며칠 무슨 일 때문에 마음아프고 우울해 있었는데
이게무슨........................
난 저를 남자라고 생각해본적 한번도 없고
가끔 여럿이 모여 술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농담 하다가
그 머스마가 "너 나랑 애인하자" 하면..
"넌 아직도 내가 여자로 보이니?" 라고 웃어 넘겼는데.
느닷없이 사랑한다고 하니까 얼마나 황당 하던지요,
"너 왜그래?" 했더니
"낮술한잔 했더니 니생각 나더라" 하네요,
"미쳤냐? 술도 잘 못마시는게 왠 낮술?"
"응~풀잎 누나랑 관우님이랑 불암산 올라와서 막걸리 한잔 했어,"
너 그럼 지금 술취해서 한소리냐?
그때 전화기 넘어에서 여자의 웃음 소리가 들리네요,
아마도 풀잎 언니인듯.......
아녀,너도 술마시면 나 보고싶다고 했잖어..
이런 이런...
가끔 늦은밤 술마시고 택시타고 집에 들어가는길에 그친구 집앞 지나갈때
야! 나 지금 니네집 지나간다 너 뭐하니? 하면
어,나 지금 밖에 나와있어,
그늦은 시간에 밖에 나와 있다면 누군가와 한잔 하던지 데이트중 이겠지..
그려,재미있게 놀고 들어가, 하고 끈으려 하면
왜? 하고 반문을...
그냥~ 술마시고 들어가는 길에 니네집 지나가니까 생각나서 해봤어,
다음에 보자~~하고 끝...
그런거 였는데..난 아무 뜻없이 그런거 였는데...
하긴 그친구도 그저 장난끼로 사랑한다고 했을것인데...
점심 먹었냐?우리 내려가서 같이 점심먹자,풀잎 언니도 너 보고싶단다,
우울하고 기분도 별루여서 밖에 나가고 싶지않은 마음에 조금전에 점심 먹었다고..
다음에 먹자고 얼버무리고 전화를 끈었지요,
세수도 안한 맨얼굴로에 츄리닝 차림으로 공원에서 새벽 운동을 하다가도
야!밤줏으러 가자, 하면 주저없이 따라가고,
선거운동 다닐때 "나 니네집 앞인데 냉커피 한잔 타와라"하면
알았어,혼자니?아님 몇명? 하고
집에서 있던 그차림으로 슬리퍼 신은채로 얼음 가득채운 냉커피 타들고 나가서 주고 오기도..
나의 세수도 안한 꼬질한 모습을 보여준 정말 편한,
어쩜 동성 친구보다도 더 부담 없는 친구이지요,
두해전 추석 전후 내가 목디스크 수술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 에도.
송편이랑 전이랑 따뜻하게 데워서 통에 담아들고 문병오고.
그해 가을?초겨울 인가? 그친구 부인이 오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에도
가끔씩 만나면 이런저런 속내를 나에게 털어놓던 마음 짠 하게하던 친구,
그럼에도 이때까지 그친구를 한번도 이성이라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그리고 또 앞으로도 쭈~욱,
우린 동성보다 더 편하고 좋은 친구로 서로의 곁에 남아 있을거예요,
장난이든 뭐든 나를 사랑한다는 친구가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 이지요?ㅎㅎ
사랑에도 여러가지 색깔이 있지요,
존경 하는 윗분에게 아랫사람이 하는 사랑..
부모 자식 간에 하는 사랑..
형제,자매, 친구,간의 사랑..
그리고 이성 과의 사랑..
요즘 흔히 아무에게나 쉽게 말하는 사랑..
각각의 사랑에 색을 칠하면 오색찬란 무지개빛 이겠지요,
지금의 내나이 초가을 같은 스산한 바람이 부는 중년..
올가을 나뭇잎에 단풍들듯 나의 가슴에도 이쁜 사랑을 물들여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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