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적에 | |
번호 : 170 글쓴이 : 강유숙 |
조회 : 43 스크랩 : 0 날짜 : 2006.07.03 18:57 |
내일부터 또 며칠 비가내린다는 예보에 아침 일찍 아들 이불 과 베게닢 그리고 우리 방 이불까지 몽땅 빨아서 햇볕쨍쨍한 마당에 널어 놓고 나니 기분이 좋다. 종일 들락날락 이리뒤집고 저리뒤집고 햇볕 골고루 쐬 가며 뒤집으니 잘도 마른다. 틈틈이 참깨 볶아서 통에 가득 채우고 빈 양념통 잘씻어 말려 양념들 가득 채워 담으니 와~~~~~~~~괜히 기분이 날아갈것 같다
공원 숲에선 어느새 매미소리가 들린다 오랫만에 듣는 소리라 아직은 정겹게 들리지만 조금더 있으면 수많은 매미가 동시에 한여름 뙤약볕에서 늦은 밤까지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고막을 찢을듯 시끄럽기 이루 말할수없을 것이다
어릴적 여름방학때 수안보 외가댁에 갈때면 버스에서 내려 조그만 산길을 한시간 정도 걸어서 넘었었는데 그뜨거운 뙤약볕도 잊고 매미소리 벗삼아 산딸기 따먹으며 들꽃도 꺾으며 해지는줄 모르고 산길을 걸은적도 있었다 외가집 앞마당엔 외할아버지께서 넓은 멍석 깔아놓고 모깃불을 피워주신다 외숙모는 찐옥수수며 감자,수박 을 쟁반 가득 담아내어 주시고 우리들은 밤하늘을 보며 옥수수도 먹고 수박씨 누가멀리 뱉나 시합도 하고....... 저만치 작은 개울가에 어둠이오면 후레쉬 챙겨들고 올뱅이 잡으러 가서 미역도 감으며 반딧불이를 쫓아다니느라 시간 가는줄 몰랐다 늦은밤 까지 그렇게 놀다 집으로 돌아오면 멍석위에다 모기장을 쳐주시고 그속에 누워 외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무서운 옛날 얘기를 들으며 잠이들었었다 아침이면 어렴풋이 닭울음 소리도 들리건만 눈엔 아직도 깊은잠이....... 해가 중천에 떴을때야 부시시 일어나 수건 챙겨들고 다시 개울가로 간다 집에 우물이 있었지만 맑게흐르는 개울물이 왠지 좋았다 외숙모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우린또 논길로 산길로...... 잠~자리~동동 파리~동동~ 앉을자리 앉아라~~~ 커다란 답사리로 만든 빗자루로 잠자리도 잡고 논두렁에 풀헤쳐서 개구리도 잡고, 그러다 뱀이라도 만나면 걸음아 날살려라 외가집 마당까지 숨도 않쉬고 단숨에 도망쳐 오던 생각, 오랫만에 매미소리를 들으니 아련한 어린시절이 그립다 지금도 밤이면 논에서 들리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듣고 싶다 하늘에 총총히 떠있는 별과, 어둠속에 깜박이는 반딧불이와, 매콤한 모깃불이 더욱 그리워 지는 요즘 내가 늙어 가고 있다는 증거일까? 언제가 될지 내손주들 에게도 그런 추억을 심어줘야 할텐데 도시에 살고있는 지금 으로서는 가망없는 현실이고........
오늘밤 뽀송뽀송한 이불덮고 깊은꿈속에서 그옛날 어릴적 외가집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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