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부터인가 명절은 큰 짐으로
내어깨를 내마음을 한없이 내리누른다.
나 뿐아니고 우리나이 여자들 이라면 대부분
그런 마음이리라 생각을 하는데...아닌가? 아님 말고.....
늘상하는 그런 메뉴 말고 뭔가 색다른 먹거리 없나 궁리도 해보고
뭘 얼마나 사야할지 ...
이젠 나이드니 일하는게 싫어지고 뭐든 간단히 조금만 하고 싶어진다
명절 메뉴래야 어느집이고 대부분 비슷하리라.
전 몇가지에 삼색나물, 탕과 산적 그리고 떡.....
이틀전 부터 시장엘 들락날락 메모한데로 사다가 놓고
빠진것없나 또 체크하고,
마지막 방아간들려서 송편빚을 쌀 빻아서 싸고...(실은 떡집에서 사고 싶었는데 동서들 여론에밀려서...)
용인으로 출발~~~
며느리가 다섯인집에 둘째인 나는 언제나 큰일때면 혼자 바쁘다
시장봐서 큰집으로가면 거기서 또 주방에서 전 거리며 모든 음식 준비가 내손을 거쳐야
시작이 된다
다른 동서들은 뭐하냐구?
거실에 자리펴고 앉아서 둘씩 짝지어 전 부치며 기름냄새 느끼하다고
시원한 맥주 타령이지뭐,
기본으로 다섯가지 정도 의 전을 다준비해서 내어주고
나물 볶을거에, 산적 양념까지 재어놓고 나면,
방에 계시는 서방님들 주안상 챙겨주고
한시름 쉴까하면 또 저녁이라고 밥 타령이고...에구...지겨워 아무거나 먹고 배부르면 그만이지
때되면 밥은 꼭 먹어야 한단다.
성남 모란시장 들려서 장닭 사간걸로 얼큰하게 닭볶음탕 해서 한상 차려주고
시원하게 맥주 한잔 들이킨다.
물 팔팔끓여 송편반죽 하고 밤이니 깨니 콩이니 송편 소를 준비한다.
지난 구정때도 만두 반죽 치대느라 손목이 아파 며칠을 물리치료하러 다녔는데,
그손목이 조심스럽다
이젠 아이들이 다커서 떡만드는데 걸리적 거리지 않으니 그나마 수월하다.
여자 다섯이서 떡모양이 제각각,기왕에 만드는거 좀 정성좀 들이지..맘에 않든다
그러면서 떡으로 사자니까 왠말이 그리 많은지.....
만들면서 찌면서 떡도 완성되고 ,토란탕도 끓여 놨다
아침에 산적굽고 조기 찌고 밥만 하면 .......
시댁에서의 명절은 이렇게 일로시작해서 일로 끝났다
일찍 서둘러 차례지내고 산소에 성묘하고, 가평에 들려 인사할곳이 있어 길을 나섰다.
초반부터 만만치 않은 교통체증...
한시간 이면 가던 길을 다섯시간에 걸려 도착하고 간단히 인사와 저녁 식사하고
되돌아서 오는길도 차가 막혀서 길이 보이질 않는다.
집에 도착한시간이 밤 열시, 기진맥진 이게 자기네 집 일이니 아무 말없지 처가집 다녀오는 길이였으면
다신 처가집 않간다고 했을거야 아마...흥!
뻗쳐오르는 열기를 속으로 삭이며 마음속으로 궁시렁 거린다.
나는 또 내일 친정집 식구들 미리가있는 대명콘도엘 가야하니 일거리가 또 있다
두남자들 이틀 먹을 반찬이랑 먹거리 챙겨야 ...
큰집에서 가져온 부침개도 있고, 갈비 재어놓은거 찜해놓고, 국끓여놓고 .....
한시가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이른아침 밥솥에 넉넉히 쌀 씻어서 타임 마춰놓고 포도 씻어놓고
배도 깍아서 접시에 담아 랲으로 씌워놓고.......
7시 큰동생이 집앞에 왔다고 전화가 왔다
갔다올께, 가벼운 인사말 남기고 룰루랄라 친정식구들있는 곳으로 몸도 마음도 가겹게 길을 나선다.
이른시간이라서 그런가 차가 별루 없다
친정식구들 만나러 가는길은 언제나 이렇게 쭉쭉 막힘이없는 아우토반 이다.
9시20분, 상계동에서 홍천 대명콘도까지 1시간 20분 정도 .. 울 동생이 올케 보고 싶어서 과속을 했나보다.
콘도에서 아침을 먹고 팔봉산 으로 이동 ..편한 운동화 차림이라서 산행은 중도에 포기하고 내려와
강가에서 파라솔 빌려 자리잡고 한팀은 낚시를, 한팀은 고기구울 화덕에 불을 피우고 먹을거리를 차린다,
참숯에 불을 붙이고 철망을 올려놓고 고기를 올리고 굵은 소금 뿌려가며 앞뒤로 지글지글 구우니
묵은 김치에 미나리 깻잎 쌈장만으로도 쥑이는 맛이다.
팔봉산 내려오며 사온 막걸리에, 도토리묵 무침 ,감자전 까지, 집에서 가져간 매실주에 ...
언니 동생들과 올케들 오랫만에 맘껏 떠들고 웃을수있는 시간이 되었다
애석하게도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함께 할수 없지만, 엄니~~아부지~~ 좋지유?
이렇게 형제간에 우애있으니 먼곳이지만, 엄니 아부지도 행복하쥬?
저녁 콘도로 돌아와 간단히 씻고 언니랑 산책로엘 갔는데 막내한테서 전화가 왔다.
올케들 모두 자고 아이들은 지네들끼리 오락실 가고 심심하다고..
먹거리 장터로 오란다
자는사람들 빼고 넷이서 파전에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뚝배기 먹고 있는데 야외 음악당이 요란스럽다.
대명콘도 홍보대사 라는 녹색지대의 음악회가 열리기 시작 했다.
귀에 익숙한 노래는 열심히 따라부르고 박수도 치고,어느새 잠잔다던 올케들까지 모두 나와 있었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서 뜻밖에 이런 좋은 가을 밤을 즐기다니 넘넘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였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거라고, 그려 올 추석은 최고 였었어,
기분도 짱 이여.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소요산을 다녀와서 (0) | 2006.10.16 |
---|---|
[스크랩] 참으로 아름다운 인연하나 (0) | 2006.10.13 |
[스크랩] 가깝다는 이유로 상처를 주진 않았나요? (0) | 2006.09.30 |
[스크랩]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0) | 2006.09.28 |
[스크랩] 소중한 시간들 (0) | 2006.09.26 |